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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일상 <깨지고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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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식단 조절도 잘하고 운동도 열심히 해야지‘ 다짐하고 헬스장으로 향했다.

허기진 마음에 시장에서 파는 핫도그도 생각나고, 버거킹에서 파는 와퍼도 먹고 싶고, 빽다방에서 파는 시원한 아이스크림도 생각이 난다.

근데 내가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음식. 파스타가 가장 먹고 싶다.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를 외치며 동네 홈플러스를 방문했다.

마침 세일하는 생크림과 면이 익을 동안 흡입할 샌드위치 하나를 샀다.

오늘의 메뉴는 크림파스타다!

 

식단 조절은 이렇게 깨졌다.

 

귀가하자마자 샌드위치 한쪽을 입에 물고 세탁기에 운동복을 넣고 빨래를 시작한다.

파스타 면을 삶을 물을 받아두고 후다닥 샤워를 했다.

면이 삶아지고 재료를 손질하는 동안 나머지 샌드위치 한쪽을 마저 먹는다.

면이 다 익으니 물을 버리고 팬에 두를 올리브유를 꺼낸다.

파스타 요리 필수품 올리브유가 바닥을 보였다.

“통통” 소리가 날 정도로 손바닥으로 최대한 기름을 빼낸다. 그래도 남아 있는 올리브유를 다 빼내기 위해 프라이팬에 수직 상태로 세워두고 생크림과 우유, 굴소스, 치킨스톡을 넣은 크림소스를 제조했다.

그때 !

“우당탕탕 콰장창창!!! ”

 

수직으로 잘 세워 뒀던 올리브유 병이 쓰러지며 바닥으로 떨어져 깨졌다.

산산조각이 난 올리브유 병은 온 사방에 수류탄이 터진 마냥 유리파편을 남겼다.

동시에 내 멘탈도 깨졌다.

무표정으로 베란다에 가서 신문지와 장갑을 가지고 왔다. 우선 커다란 유리 조각부터 치우고 미세 유리 파편들을 찾기 위해 맨손으로 바닥을 더듬거리며 물티슈와 걸레로 부엌 전체를 닦았다.

 

깨진 멘탈을 뒤로하고 다시 콧노래를 부르며 파스타를 완성 시켰다.

간도 적당하고 크림도 꽤 풍부하게 완성 되어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마지막 대미를 장식 할 달걀노른자를 올리는데 아까 유리를 치우며 시간이 꽤 흐른 탓 일까? 아니면 내가 너무 과격하게 달걀노른자를 대한 탓일까?

파스타에 올리자마자 계란노른자는 바로 깨져버렸다.

 

 

결과적으로는 파스타는 맛있었고, 여러모로 배부르게 먹었으니 되었다.

파스타 하나 먹는데 왜 이리 깨진 게 많은 걸까?

 

올리브병은 이미 깨져 버렸고 바닥에 떨어진 유리 파편들은 최대한 치우면 된다.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파편이 발에 박혀 잘못하면 다칠 수도 있지만 그 파편이 무서워 집안을 돌아다니지 않을 수는 없다.

까짓거 인생!
엄마한테 등짝 스파이크 한대 맞으면 될일 아닌가?

"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다 " 라는 말처럼

맛난 삶

배부른 삶

우리들의 삶이 이처럼 깨져도 결과적으로 맛나고 배부른 하루가 되길 바란다.